한국 대 대만 전 3라운드가 끝나고 한국은 승점 15점이었습니다.
4라운드에서 1승만 해도 한국의 승리와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1승을 간절히 기원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들고 온 선수는 김용범 二단이었습니다.
특히 대만의 고수 taiwanchan을 상대로 이긴 대국이여서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저는 3라운드 종료 직후 새벽 5시 경에 잠시 잠에서 깼었습니다.
시간 상으로 아직 대만전이 끝나지 않아 다시 잠들지 못하고 마음 졸이면서 관전하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4라운드 김용범 二단의 대국을 살펴보겠습니다.
흑이 taiwanchan이고, 백이 김용범 二단입니다.
흑은 5수로 Italian 오프닝을 택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주 보이는 오프닝은 아니지만 taiwanchan은 자주 이용하는 오프닝인 듯 합니다.
흑 15수까지는 정석 그대로 최선수순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백 16수 D6는 차선으로 최선수는 B3였습니다.
다만 크게 불리한 수는 아니었고, 흑백이 서로 견고하게 대치하였습니다.
이후 흑은 우측에 벽이 형성되었고, 백은 그에 맞서 좌변, 상변에 돌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D6의 백 돌 때문에 백 입장에서는 섣불리 움직이기 까다롭고,
흑 입장에서는 우측에 벽이 있어도 D6를 포함한 외각의 백 돌 때문에 크게 불리해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흑은 27수로 A4를 두고, 백이 이어지는 A3로 B4와 C5가 백으로 바뀌는 상황이 불리할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흑은 27수로 A4 대신 D7 또는 E7이 미세하게 더 낫기는 하였습니다.
29수 흑 B6 이후 백은 B5를 여유수로 갖고 있었지만 바로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백이 B5를 두지 않을 경우 흑이 B2로 공격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수로 생각합니다.
이후 32수에서 백은 D8을 뒀는데 G6를 먼저 두고 D8을 아끼는 것은 어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 수 모두 최선이기는 합니다.)
그 이후 흑은 백에게 불균형 변을 강요하기 위해 흑 33수 A6와 35수 E1을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백은 좌변과 상변에 불균형 변이 동시에 생기는 것을 꺼려 36수로 C7을 택했지만 차선이었습니다.
이후 흑은 37수로 상변에 불균형 변을 만든 후 39수 흑 B2로 백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흑은 백이 A1을 들어가기를 바라면서 39수로 B2를 뒀지만
백 입장에서는 우하향 대각선에서 주도권을 잃고 내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40수 백 G6, 41수 흑 F7, 42수 백 F5로 E5 돌을 백으로 만들고 A1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상호 최선으로 흑 43수부터 H4, H2, H6, H7으로 우변을 정리하고,
흑 47수 F8, 백 48수 E8으로 하변으로 수가 진행되었습니다.
흑은 49수에서 뼈아픈 실책을 하였습니다. 바로 49수로 G2를 둔 것입니다.
상당히 장고 끝에 나왔는데 언뜻 봐서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수입니다.
흑이 -4로 불리하기는 하였으나 흑 49수 G2로 간극이 크게 벌어졌습니다.
49수로 최선은 C8, 차선은 B7이었습니다.
이후 백은 50수 H1으로 모서리를 차지하고,
흑은 51수 G1을 두었으나 백은 바로 A1 모서리를 먹지 않고 52수로 G8에 두었습니다.
흑 53수 B8 이후 백은 최선수 C8을 잘 찾았습니다.
8행을 내주고 추후 백 G7으로 7행을 챙겨가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혹시나 끼워넣기를 위해 백이 54수로 G7을 두게 될 경우 흑이 그냥 C8으로 받아버릴 수 있습니다.
백 54수 C8 다음에는 역전의 여지가 전혀 없이 최선 진행으로 24-40, 김용범 二단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대국 내내 흑이 유리한 순간이 없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대국이었습니다.
김용범 二단의 승리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추후 16강에서 한국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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