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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오후 5시에 오델로 국가 대항전 한국 대 싱가포르 경기가 있었습니다.
한국이 25점, 싱가포르가 7점을 확보하여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한 국가 당 4명이 출전해야 하는데 싱가포르에서 3명만 출전하였습니다.
그래서 한국 대표 4명이 각자 부전승으로 1승 씩 챙겼습니다.

한국 대표 선수 명단과 결과입니다.

소재영 六단: 4승 0무 0패, 승점 8점
장현우 三단: 3승 1무 0패, 승점 7점
김용범 二단: 3승 0무 1패, 승점 6점
안태영 二단: 2승 0무 2패, 승점 4점

특히 싱가포르의 유명 고수 고보차오를 상대로 소재영 六단이 승리, 장현우 三단이 무승부를 이루면서 싱가포르와의 승점 차이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 전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만과의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16강 진출을 기원해봅니다.

한국 대 싱가포르 경기에서 대표 대국 2~3개를 선정하여 짧게 해설을 하려 합니다.
첫번째로 고보차오 (흑) 대 소재영 六단 (백)의 대국을 보겠습니다.

백은 2수 F6로 평소 선호하는 대각 오프닝으로 진행하였고, 흑은 5수 C3를 두며 Buffalo 오프닝으로 이어갔습니다.
백 10수 B4로 Tanida Buffalo라는 정석 진행이 이어졌으며, 흑 13수까지는 최선 진행으로 이어갔습니다.
이후 백 14수로 둔 G4는 최선 진행은 아닙니다. 최선은 G5이나 사전에 준비한 초반 진행으로 보입니다.

흑은 17수로 A4를 택했습니다. 이는 차선수로 소재영 六단이 예상한 상대 반응으로 추측합니다.
최선은 E3인데 흑은 3행에 벽이 생기는 것을 꺼렸을 것입니다.
흑 19수로 D7을 둔 이후 백은 20수로 C8을 택하였는데 이는 차선이었습니다.
흑 입장에서 외각에 돌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A2를 두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백이 A6를 아껴둘 의도로 C8을 둔 것 같습니다.
최선 진행은 백 20수 A6로 아끼지 않고 좌변의 중앙을 차지하면서 흑의 모양이 나빠지는 것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흑 23수 B5로 백은 A2로 두기 어려워졌습니다.

흑 27수 이후 백은 28수로 D2를 택했습니다. 백은 상당히 빨리 이 수를 택했지만 3행에 위치한 흑의 벽을 뚫을 시점과 적절한 착수 지점을 찾는 건 항상 고민이 됩니다.
28수로 백의 최선수는 E8으로 벽을 뚫는 걸 한 번 더 참았어야 합니다.
이후 백이 B3의 흑돌 때문에 C2를 두기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여 흑이 29수로 E2를 뒀고,
백은 30수로 G5를 뒀는데 이는 이후 흑이 F2를 두지 못하는 것을 고려한 선택인 듯 합니다.
백 30수에서 C2가 최선, G5와 D8은 차선이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애매한 차이를 분간해내는 것이 항상 어렵습니다.

백중지세가 이어지다가 백의 36수로 미세한 흑의 우세가 생겼습니다.
백 36수로 D1을 택했는데 -2이고, 최선은 A2로 0입니다.
솔직히 이런 미세한 차이를 분간하기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아마 A2를 백만 둘 수 있다는 것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상황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난전입니다.

이후 백 40수 A2로 우상향 대각선을 차지하고, 흑 41수 G7으로 우하향 대각선을 차지했습니다.
백은 42수 F8으로 먼저 흑이 차지한 우하향 대각선을 끊고 H8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흑은 이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 43수로 백이었던 F6를 다시 흑으로 바꿨지만 최선이 아니었습니다.
백이 H8을 차지해도 G8이 백이 둘 수 없는 빈 칸으로 남는게 약점입니다.
그래서 흑은 43수로 E8을 두고 백이 G8을 두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다음에 백은 44수를 두고 장고를 이어갔습니다.
H2로 흑의 우하향 대각선을 다시 자르느냐 아니면 E8으로 하변 중앙을 차지하느냐를 고민했을 듯 합니다.
실전에서는 후자(0)를 택했으나 최선은 전자(+2)였습니다. 
흑이 45수로 H2를 두자 우하향 대각선의 중앙을 자를 방법이 없어지고 백은 G8을 두었습니다.

여기에서 흑의 패착이 나왔습니다.
47수 때 만약 흑이 H8 모서리를 차지한다면 다음에 백이 H5를 두면서 백에게 H1 모서리와 우변의 절반을 내주게 됩니다.
그래서 흑은 안전하게 우변을 차지하기 위해 47수로 H7를 택했으나 이는 -2로 승부를 결정짓는 패착이 되었습니다.
최선수는 의외로 H8이었습니다.
차이를 분간하려면 끝까지 진행을 생각하여 최종 돌 갯수를 세 봐야하는데 14칸 남은 상황에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흑 47수 H7 이후 백은 B2로 우하향 대각선을 차지했습니다.
다음에 흑은 49수 A7으로 백의 우하향 대각선을 잘랐고 이후 최선진행으로 31-33 백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강자의 대결인만큼 미세한 실수가 승패를 좌우했던 아슬아슬한 공방이었습니다.
가끔씩 중후반에 엉뚱한 악수를 두는 제 입장에서는 둘 때의 심정과 생각을 듣고 싶게 만드는 대국이었습니다.
대만 전에서도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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